천하장관의 그랜드캐년
라스베가스 공항 부근의 McCarran Rent-A_Car Center에서 엔트프라이즈 랜트카 회사소유의 한국기아차를 빌려타고 그 다음날 아침일찍, 그랜드캐년을 향하여 떠났다. 그랜드 캐년으로 가는 길은 오렌지색 짙은 사막성의 평탄한 길이다. 차창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은 키가 작은 소나무들이 단조로운 평원속에 흐트려져 있을 뿐 이야기듣던 그랜드 캐년이 도저히 있을 것같지 않은 환경이다. 라스베가스에서 그랜드캐년까지는 480 Km의 먼거리지만 목적지까지는 4시간30분만에 도착할수 있다.
공원입구에 들어서면 국립공원 경찰의 아내를 받으며, 1년에 한번씩 발행하는 미국국립공원 카드가 있다면 무료 입장을 할수있다. 차 1대 통과시 요금 20불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의 상징인 간판의 디자인은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점이 있지만 글체와 연방정부 국립공원표시 사인은 규격과 색상, 디자인은 일률적으로 꼭 같다.
한참 차를 몰고 가는데도 평탄하고 평범한 풍경뿐이라 성급한 사람은 잘못 온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할 정도다. 차는 곧 왼쪽과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달한다. 우선 왼쪽으로 꺾어 얼마 안가서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바로 앞에 보이는 전망대에 올라선다. 눈앞에 나타난 경관에 누구나 "와~" 소리지르면 감탄한다.
소리지르고 한참 말문이 막힌다. 아무것도 시야에 가리는 것없이 광대하게 펼쳐진 깊고 깊은 첩첩으로 겹친 절벽의 연결, 건너편 절벽이 불과 몇마일도 안 떨어진 곳에 보이는가 하면 동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콜로라도강의 굴곡과 더불어 먼 오른쪽 지평선에서 왼쪽 지평선으로 사라지는 경치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이 방대하고 웅장하다. 그야말로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천하의 장관이다.
그랜드캐년은 그 길이가 2백 77마일이고 계곡의 너비가 평균 10마일 (16 km) 그 깊이는 가장 깊은데가 5천7백피트나 된다. 이것을 한국의 규모와 비교해 볼 때 그 길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고속도로 길이보다 좀더 길고 그 깊이는 태백산의 높이에 해당된다.
보통 풍경이란 묘사하는 표현문구에 따라 더 미화될수 있고 사진이나 그림으로 그릴 때 더 아름답고 더 크게 만들어낼 수도 있으나 그랜드 캐년만은 그렇게 수없는 사람들이 그림으로 그리고 사진으로 찍고 글로 재현하려고 애썼지만 그 아름다움을, 그 웅장한 스케일을 근사치나마 표현해 낸 사람이 없다. 그랜드 캐년만은 보지 않고서는 그 거대한 스케일을 파악할 수 없고 지상에 있으면서 지상을 초월한 그 아름다움을 짐작할 수 없다. 유명한 시인이며 자연보호주의자인 John Muir 는 이 그랜드 캐년을 찾아와 보고 말하길 사람이 죽은 뒤에 딴 세상에서나 볼수있는 것으로, 색상이나 규모가 지상을 초월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것은 모두 그랜드캐년의 크기, 넓이, 형태등의 공간적인 평가에 지나지 않는다. 그랜드 캐년의 진가는 공간적인 것보다 이 계곡이 현재의 형태를 가지게 되기까지의 20억년에 가까운 유구한 시간에 있다고 하겠다. 바로 지구의 역사 그 자체이다.
콜로라도 강물이 흐르는 밑바닥 부분의 암반과 암벽은 17억년전의 지반 융기때에 형성된 것이며 그 위에 태고의 해양성 동물의 화석이 섞여있는 층이 생긴것은 약 5억5천만전의 일이다. 이 지대는 본래 바다밑에 있었기 때문에 수억년 전에 살았던 바다동물의 화석이 발견되며 맨위에 해당되는 층도 2억8천만년전 그러니까 아직도 공룡이 지상에 태어나기 전에 퇴적된 것이다.
지상에 높이 솟은 산악지대가 오랜 시간에 걸친 물과 바람의 풍화작용에 의하여 평탄하게 되고 강물에 의한 침식이 계속되어 계곡이 생기고 그 침식작용이 까마득한 미래로 계속되어 이 지역은 다시 평탄한 지역으로 변하게 된다. 그랜드캐년은 17억년 전부터 현재까지 계속된 지질학적인 변화와 생물의 성쇠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쳔연의 표본이며 이렇게 한층 한층 뚜렷하게 태고때 부터 지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은 딴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수 없다. 전망대에 서있는 한 인간이 외마디 소리를 지른 시각적인 충격에다 현재로 압축된 17억년이라는 시간의 경과를 자각한다면 이곳을 찾아온 보람의 극치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캐나다 몬트리얼 가족 여행 (2) (0) | 2016.06.06 |
---|---|
캐나다 몬트리얼 가족 여행 (1) (0) | 2016.06.06 |
사진으로 보는 미국 버지니아 비취의 이모저모 (0) | 2014.05.08 |
Tusayan 의 인디언 유적지 - 미국서부 그랜드캐년 여행기행문 (6) (0) | 2010.11.15 |
라스베가스(Las Vegas City)로 향하다 -그랜드캐년 여행기행문(2) (0) | 2010.11.13 |